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옥상에 달린 골대에는, 아무도 공을 안 던져요

2026-05-26

우리 아이가 "이건 안 해"라고 하는 것의 절반은, 못해서가 아니라 "어차피 안 닿는다"고 느껴서 공조차 안 잡는 거예요. 옆 건물 옥상 골대에 아무도 안 던지는 것처럼. 그래서 부모 역할은 더 응원하는 게 아니라, 골대를 1 미터 낮춰 주는 거 아닐까 싶어요.

사람들은 왜 농구 골대에 공을 던질까요.

집 근처 농구장에 가 보면, 아이부터 어른까지, 공을 손에 쥐면 일단 골대를 향해 던져 봅니다. 들어가면 좋고, 안 들어가도 몇 번이고 다시 던지고.

생각해 보면, "들어갈 가능성이 0 은 아니다" 라고 느끼니까 던지는 거예요.

만약 그 골대가, 옆 건물 옥상에 달려 있다면 어떨까요. 아마 아무도 안 던질 거예요. 안 닿는다는 걸 처음부터 아니까, 공을 꺼낼 생각조차 안 하죠.

사람이 뭔가를 "한다, 안 한다"는, 잘하냐 못하냐보다 "닿을 것 같으냐"로 정해지는 게 아닐까. 요즘 우리 아이랑 저 자신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합니다.

우리 아이의 "안 해" 절반은, 옥상 모드

우리 5 살 첫째를 보면, "이건 안 해"라고 정해 둔 게 몇 개 있어요.

다 "못 해"라고 하는데, 잘 보면 "해 보고 나서" 못 한다고 하는 게 아니에요. 처음부터 "이건 무리"라고 정하고, 던지는 동작 자체를 안 합니다.

이게 딱, 골대가 옥상에 있는 상태인 것 같아요. 아이 머릿속에서 그 동작이 건물 위에 올라가 있는 거죠. 공을 잡을 마음도 안 생기는.

반대로, 종이비행기는 마흔 번씩 접어요. 그 골대는 닿는 높이로 보이거든요. 던지면 닿고, 가끔 잘 날고, 그러니까 계속 던지는 거예요.

어른인 저도, 골대를 자주 옥상에 올려놔요

이거, 아이만 그런 게 아니라 저도 자주 그래요.

말로는 "해야지" 하는데, 공을 잡는 동작, 그러니까 첫 번째 공을 던지는 데까지 안 가요. 골대가 너무 멀리 있을 때, 사람은 팔도 안 올리더라고요. 그게 제 현재 위치예요. 우리 집만 그런 줄 알았는데, 아니더라고요.

골대를 낮추는 게, 부모이자 제 역할

아이 도전을 밀어 줄 때, 부모가 "한번 해 봐!"라고 응원하는 건, 사실 별로 안 통해요. 본인 머릿속에선 골대가 옥상에 있으니까, 응원받아도 무리는 무리거든요.

대신 통하는 건, "골대를 1 미터 낮추는" 쪽의 개입이에요.

"목표를 높게 가져라"는 말, 의외로 자주 역효과예요. 목표를 다시 낮게 놓아 주는 쪽이, 사람은 오히려 움직이더라고요. 저도 아직 옥상에 올라가 있는 골대가 몇 개 있어서, 뭐, 천천히 다시 내리는 중이에요.